얼마전 어마무시한량의 발주주문이 들어왔었다. 내가 한달 소화할 발주량 전체에 맞먹는 량이었는데, 가격이 거의 반값에 불과해서 받아들일수 없었다. 그래서 이래저래 살펴보니... 수경재배/스마트팜으로 나온 것이 친환경 딱지를 붙여서 저가공세를 펼치는 중이었던 것이 원인인듯 하다. 이 정도면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덤핑공세다...
울나라 인증은 유기농/무농약이 있고 두 개의 차이는 화학비료를 전혀쓰지 않거나 1/3만 쓰는 것에 있으나 이를 모두 퉁쳐서 친환경 농산물이라하고, 수경재배라 하더라도 살충, 제초제를 쓰지 않으면 무농약 재배니 친환경 딱지를 붙일수 있다.
그렇다고 이를 구분해서 소비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소비자들의 일반적 인식이 친환경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유기농보다 농약을 안쓴다는 무농약이 더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니 답이 없다..
정부의 농업정책이라는 것이 전 정권부터 일관되게 스마트팜과 청년, 두 주제만 붙들고 딸딸이치고 있고, 최근에는 식품안정성이라는 명목으로 320가지 농약검사를 대폭 확대해서 464종으로 늘렸다. 검사에 걸리지 않는 농약을 찾아서 쓰는 간악한 농부/농산업 집단이 있던게 이유이기도 하지만, 유기농사 죽이기당한다는 위축이 생기기도 한다.
유기농사의 가치는 더 맛좋은 농산물이라거나 안전한 먹거리 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 농업이라는 측면이 큰데,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자연과 환경, 특히 공생에는 무념무상인듯하다.
이게 정권교대한다고 바뀔수 있는건가? 아님 당췌 어디부터 손봐야하는 걸까? 탄소중립이니 자연보호니 하면서도 미친듯이 생산하고 버리는 것을 일삼는 이 세계에 답이 있을까 싶다. 인간이 멸종되야 한다는 푸념은 가장 의미없는 농담이고, 어떻게 변하고 살아야할지...
당장 내가 먹고 살기도 숨찬다. 하지말라고 뜯어말리는 형국인 이 농사를 계속 해야할지... 다른 타계책은 있는지 고민이 깊어진다...
꼬맹이 야옹이 노는 모습을 보며, 기후위기로 곧 없어질 것이라는 커피 한잔한다... 십년, 이십년 뒤에 라떼엔 커피마시고, 바나나 먹고, 야외에서 빨래말렸다. 심지어 코로나 전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잘 살았다. 얘기하게 될것 같다...
월요일 새로 파종한 #와일드루꼴라 #씨앗 에서 새 생명이 움튼다. 날씨/온도에 따라 #발아 일자 차이가 생기는데 이번에는 정확히 3일. 48시간만에 시작됐다. 앞으로 3~7일이 얘네들의 고비다. 물이 없으면 마르고 많으면 흙위로 뜨거나 익사(!)해서 누워버린다. 햇살이 충분하지 못하면 길게 콩나물이 되고... #아슬아슬 한 #줄타기 의 시작. 보고 또 보고, 추석은 모종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사진을 잘 보면 노오란 머리들이 복작복작 올라오는 모습이다. 저녁무렵에는 초록초록 여린 녀석들을 볼수 있다.
9월초 정식 될 와일드루꼴라 모종 128구×125ea 총 16000주 파종을 했다. 10월부터 내년 봄까지 생산될 녀석들이다. 말복도 지나가지 않았는데 내년 준비를 하는 셈. 모든 농부들이 그럴 것이다. 어떻게 될지 예측되지 않지만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가 생기는 일이니까.
뜨겁다. 말려죽이지 않고 잘 키워내려면 정말 자주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 이미 두번 실패한 8월 모종내기. 올해는 성공시켜보자.
종이멀칭 하고 직파한 동은 이미 망삘난다. 종이가 이렇게 심하게 수축할 줄이야. 120m 종이가 25cm쯤 수축한듯 하다. 수축으로 씨뿌려놓은 멀칭 구멍이 이동해서 싹조차 못내는 곳이 거의다다. 새로 직파해야할 판인데, 그러기에 품이 너무든다. 혹시나 옆으로 삐져나와 커주는 녀석이 있으면 얘들이나 좀 수확하다가 종이가 녹아들면 갈아 엎어야겠다 마음 먹었다.
종이를 흙에 묻으면 그 부분이 한달도 전에 녹아 펄렁이는 관계로 나무핀으로 고정했는데 수축을 막을수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나는 더 이상 종이멀칭을 쓸수 없겠다. 감자나 당근 처럼 북을 주고 초기 잡초예방을 하는 작물에나 어울리는 멀칭방법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