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벤딩작업
시공은 (주)한국농업건설 김남수 사장님의 소개로 송이산업 송병민(011-455-6434) 사장님과 일하게 되었다. 네OO에 '비닐하우스 유압'으로 검색하면 단 하나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데, 우연히 이것을 본 것을 얘기하면서 소개받을 수 있었다. 복받은 것이리라^^
송병민 사장님은 유압을 이용하여 파이프 유압시공장치를 특허(특허 제 10-1261196호, Kipris를 검색하면 나옴) 낸 분이다. 하우스 시공내내 이 분이 만든 온갖 장치 및 작업프로세스를 볼수 있었는데, 정말 튼튼하고, 기발하다.
보통 하우스 파이프를 벤딩할때 한쪽 한쪽 작업을 한다. 그러나 이 팀은 벤딩하고 트렉터에 올려 옮기고, 미리 뚫어놓은 파이프 자리에 차곡차곡 내려놓는 작업을 일원화해서, 하우스 골조의 형태가 일정하고, 작업속도도 현저히 높아지고 작업도 용이하게 했다. 놀라지마시라! 300평 하우스 네 동이 하루 반나절!!

시공팀 여덟분이 오셨는데, 세 분이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이고, 두 분의 한국인 반장님, 사장님과 아들 두 분이다. 도착하자마자 일사분란하게 서로의 역할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흥분되는 느낌이었다. 위 사진은 땅 평탄화가 덜된 부분을 트렉터와 벤딩 및 유압압착기를 부착하여 변형된 콤바인으로 골라주는 모습이다.

트렉터가 가로장 파이프를 하우스 동 사이사이에 끌어넣고 있다.

가로장 파이프가 하우스 사이사이에 펼쳐놓여진다.

이동이 편리한 콤바인을 변형하여 파이프 유압시공장치와 벤딩기를 장착시켰다.

벤딩을 위해 펼쳐졌다. 가운데 부분에서 파이프를 잡고 두 명이 양쪽 끝에서 파이프를 밀어 벤딩한다.

파이프 벤딩작업 이전에 파이프를 나열하고 땅이 뭍힐 부분, 치마비닐 부분, 어깨 가로장 부분, 가운데를 표시한다.

벤딩기 뒤에 트렉터가 놓이는데, 벤딩한 파이프를 바로 올려 이동하기 위함이다.

첫번째 파이프가 벤딩되어 트렉터에 실렸다.
단순화된 한번의 작업!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줄을 띄우고, 옆에 줄자를 보며 50cm씩 정확하게 드릴로 구멍을 뚫는다. 보통의 하우스 공사에서는 데꾸(?)로 구멍을 내는 것과 다른 느낌.

벤딩된 파이프를 트렉터가 실어나른다.


벤딩된 직후 트렉터에 실린 파이프를 미리 뚫어놓은 구멍에 맞춰 놓는다.
벤딩된 파이프를 인력으로만 나른다면, 힘들기도 하겠지만 시간도 만만찮다. 아이디어가 큰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보통 공사를 진행하면 작업중 나오는 쓰레기들을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분들은 일하는 내내 분리수거까지 한다.



위의 작업이 계속 반복된다.
팀원 8명이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 처럼 움직이며 일한다. 일의 순서 중간중간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은 잠시 쉴 시간도 만들어지는데 이것도 작업프로세스 중 일부인 듯 하다. 수동적으로 질질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일을 찾아하고, 서로간 존중하며 차근차근 진행시켜 나가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된다.


시공 첫날, 마침 사장님 생일이라 쉬는 시간 틈을 내 케익을 잘라 나누며 환담중이다.
처음 이 팀을 만났을때, 우즈벡 이주노동자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공장도 그렇지만 농촌에서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어마어마 하니, 여기도 그럴까 싶었다. 하지만, 임금도 차이가 없고 서로간 대하는데 격이 없어, 주눅든 모습이 아니라 서로간 잘 이해하고 챙겨주는 관계를 보면서 마음이 놓였다. 일례로 이들이 이슬람이라 음식을 가리는 것(기도하지 않고 잡은 고기는 무조건 먹지 않기도 함)을 배려하는 등 모두 이견없이 서로를 인정한다.

텅빈 논에 갑자기 하우스 골조가 팍팍 올라가니 마을 분들이 계속 구경오신다.